한미약품, 주총 앞두고 경영권 분쟁 치열

한미약품그룹의 창업 가족 내 경영권 분쟁이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치닫고 있다.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 발표 이후,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대표가 통합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며 갈등이 고조됐다.
이에 두 형제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 및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에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. 이를 위해 지난 8일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주주제안권을 행사, 자신들과 지정한 후보자 등 6명을 이사로 선임하고자 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 달라고 요청했다.
이들 형제의 주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한미그룹을 이끌겠다는 것이며, 현 경영진의 밀실 경영이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. 이에 대해 한미그룹 측은 주주제안의 진정성을 의심하며, 임종윤 사장의 경영 무관심과 사익 추구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박했다.
양측의 갈등은 발행주식 총수의 3%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이 자동으로 주총에 상정되는 법적 규정에 따라 표결로 결정될 예정이다. 현재 두 형제와 그들의 가족이 보유한 지분은 약 28.4%로,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그 특수 관계인의 지분 31.9%보다 적다.
양측은 지분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,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12%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. 신 회장은 현재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, 양측은 또한 여타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