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은경 작가, 키프로스 ‘2023 라르나카 비엔날레’ 선정

올해로 3회를 맞은 라르나카 비엔날레는 네덜란드와 키프로스를 오가며 활동 중인 독립 큐레이터 예브 크라브트(Yev Kravt)가 총감독으로 임명됐고, 덴마크의 미술사학자 겸 뮤지엄 디렉터 라스 케룰프 묄러(Lars Kærulf Møller)를 비롯한 국제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전 세계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2달간 라르나카 전역에서 전시된다.
'Home Away From Home'이라는 주제 속에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에서 이은경은 설치작업 'The End: Honeybee's Travel(종료: 꿀벌의 여행)'을 공개한다.
이질적 환경을 오가는 사이에서 포착한 독특한 감각에 집중하고, 이를 공간이나 장면에 대입한 작업을 지속해온 이은경은 그동안 유리매체를 시각언어로 사용해 설치, 조각, 이미지, 사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해왔다. 최근에는 한국작가로는 유일하게 2회 연속 '2023 불가리아국제유리비엔날레(International Biennale of Glass in Bulgaria 2023)'에 선정돼 불가리아국립미술관에서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.
'2023 라르나카 비엔날레'에서 선보이는 'The End: Honeybee's Travel'은 타이틀에서 유추할 수 있듯 '터전'이 지닌 의미와 현재 지구상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문제들을 꿀벌들의 이동 현상과 연결 지어 다뤄보고자 한 작업이다. 용해로 속에 액체상태로 녹아있는 유리를 직접 파이프로 말아 올리고 숨을 불어넣어 고체상태의 구 형태를 구성했고, 마치 유리가마를 연상시키는 꿀벌의 집 형태의 구조물과 함께 자연환경 속에 설치했다. 그리고 이 설치작업은 800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 라르나카라는 새로운 장소에 터전을 잡게 됐다.
끊임없는 순환을 이루는 유리구들은 고유의 투명성으로 시야를 관통하지만,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음을 감각시킨다. 그리고 흩어져 있으면서도 나름의 규칙으로 이어진 관계성은 비엔날레의 주제이기도 한 'Home Away From Home'의 의미와 연결을 이뤄 장소가 지닌 의미를 새로운 관점에서 인식해보기를 제안한다.
키프로스 국가 최대 예술행사인 라르나카 비엔날레는 2023년 10월 11일부터 11월 24일까지 라르나카 시 전역에서 관람 가능하다.